화를 내고 소리치고 등 돌렸다 마주 보고
시샘하다 사랑하고 동경했다 증오하고
내딛다가 스러지고 고개 젓다 끄덕이고
흩어졌다 조립되고 망가지다 고쳐지고
영원할 거라 생각한 적 없어
말 안 해도 알아 그 정도는 나도 알아
아 생각대로 되는 일이 없어
말 안 해도 알아 그 정도는 진짜 알아
말했다가 후회하고 말 못 해서 반성하고
지각하면 미안한데 나만 오면 억울하고
공손하고 다정했다 싸가지가 탈주하고
사무치게 외롭다가 괜찮아서 혼자 있고
영원할 거라 생각한 적 없어
말 안 해도 알아 그 정도는 나도 알아
아 생각대로 되는 일이 없어
말 안 해도 알아 그 정도는 진짜 알아
세상 모든 일이 공평하게 흘러갈 순 없어요 맞아요
같이 죽자던 엄마는 나랑 제일 친한 친구가 됐고요
작년에 보내준 우리 집 강아지 한 번만 더 보고 싶고요
늙기 싫고요 아프기도 싫어요 노력 없이 좋은 추억 만들고 싶어요
죽으려다 망설이고 살아남긴 고단하고
겁이 나서 울다가도 어떻게든 될 것 같고
이대로는 안 되겠어 달라지고 싶다가도
아무래도 한평생을 이따위로 살 것 같고
